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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지리의 힘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2-11-23 | 조회수 | 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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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터키 특파원과 외교부 출입 기자를 지낸 팀 마샬이다. 팀 마샬은 영국 스카이 뉴스 외교 부문 에디터이자 BBC 기자 국제전문 저널리스트로 중동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 30여 개국의 분쟁지역을 취재하는 등 세계 각 지역의 갈등과 분쟁, 정치, 종파, 민족, 역사, 문화 등을 취재해 왔다. 이 책은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고, 저자의 풍부한 취재 경험은 세계사를 결정한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지리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통찰하고 있다.
우리 인류의 삶은 강과 산, 사막과 호수, 그리고 바다 등, 언제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에 의해 형성돼왔다. 지구상의 서로 다른 지리적 특성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가르는 지배적인 요소라고 말한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고 일하고 자녀를 길러내는 땅이 중요하다. 한 예로 중국과 인도는 긴 국경을 마주하면서도 정작 정치나 문화는 공통점이 많지 않다. 그 이유는 히말라야라는 거대한 산이 두 나라를 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은 스쳐 지나가도 지리적 요소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이어진다.
중국은 사천 년 만에 대륙의 나라에서 해양 강국을 꿈꾼다. 광활한 땅과 긴 국경선 짧은 바닷길 덕분에 굳이 해양 국가가 될 필요성이 없었다. 드넓은 땅을 평정하느라 해양 팽창을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육상병력의 나라였다. 중국 문명의 발원지는 중원이라 불리는 북중국평원이라고 알려진 내몽골 아래, 만주 남부 그리고 황허 안쪽 주위를 끼고 돌아 양쯔강 하부를 포함하는 평원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한 지역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곳은 북중국 평원으로 중국의 심장부이며, 훗날 한족이 되는 민족이 탄생한 곳이다. 북중국평원은 정치, 문화, 인구 그리고 결정적인 농업의 중심지이며 이 지역에 10억의 인구가 모여 살고 있다. 현재 한족은 중국인구의 90%를 차지하면서 중국의 정치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기원전 200년경 중국은 남서쪽으로는 티베트까지, 북쪽으로는 중앙아시아 초원으로, 남쪽으로는 남중국까지 영토확장을 꾀하였지만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황허와 양쯔강을 잇는 수로의 연결로 남쪽에서 북쪽으로의 물자공급을 해결하였으나 오늘날에도 해결하지 못하는 홍수가 있다. 서쪽 끝단 티베트에 도달하면 중국에는 지정학적인 공포가 있다. 중국의 주요 강인 황허, 양쯔, 메콩강의 수원이 있다. 티베트를 (중국의 급수탑)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 중국은 티베트 문제를 인권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기보다는 지정학적 안보의 틀에서 본다. 중국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땅, 신장이 있다. 드넓은 땅을 평정하느라 4천 년을 써버린 중국, 이제는 대양 해군력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지리적 축복과 전략적 영토 구입으로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 미국은 50개 주가 있지만 28개 주권국들의 모임인 유럽연합은 결코 이루지 못할 방식으로 하나의 국가가 되었다. 북쪽, 즉 오대호 위로는 순상지가 펼쳐져 있는데 이곳은 인간이 정착하기 어려운 장벽이 차지하고 있다. 남서쪽은 사막이다. 17세기에 이 땅에 발을 디딘 유럽인들은 동부 연안이 비옥한 토지를 갖춘 곳이라는 걸 알았다. 뉴올리언스로 내려가는 서쪽 하구는 프랑스가 지배하고 있었는데 1803년 미합중국은 루이지애나를 구입 영토를 두 배로 늘렸다. 이는 곧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내륙 수로 수송권)을 확보한 셈이었다. 이처럼 미국은 지리적으로 전략적 깊이를 확보함과 동시에 방대하고 비옥한 토지, 그리고 사업을 펼치기에 적합한 대서양 항구라는 대안을 얻었다. 또한 동부 해안을 새 영토와 연결해주는 동서 루트를 확보했고,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수계는 인구 밀도가 희박한 지역들을 서로 묶어 주면서 당일 통합체를 형성하는데 일조했다. 전후 세계의 최강 경제 대국, 최강 군사 대국으로서 미국의 탄생이었다. 미국이 쇠락할 거라는 예측의 유행은 근 30년 동안 있어 왔다. 과거에도 그랬듯 현재도 이 예측은 빗나가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이 나라는 이제 에너지 자급자족마저 이루며 탁월한 경제 대국으로 남을 것이다.
세계는 좋든 나쁘든 유럽에서 왔다. 걸프만이 키워준 (기후의 축복)을 받은 이 지역은 대규모 경작에 적합한 강수량과 생육에 좋은 토양을 지녔다. 서유럽에는 진정한 의미의 사막이 없다. 빙하는 일부 북쪽 지역에 한정돼 있고 지진이나 화산 대규모 홍수 또한 드물다. 하천들은 길고 평탄해서 선박으로 교역하기 좋다. 천 년 이상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성장해온데다 지리적 언어적 분리, 대다수 강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탓에 천연국경 역할을 하며 저마다 권리에 따라 경제적 영향권을 형성했다. 북유럽 평원지역에 속한 나라들 가운데 지리적 이점을 가진 나라는 프랑스다. 광대하고 비옥한 대지와 상당수의 강이 연결되어 있다. 영국은 질 좋은 농지, 하천, 해양 접근성 등 대영제국이 세계를 제패하게 이끈 산업혁명을 촉발하게 한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넓다 못해 광활한 러시아는 표준 시간대 11개, 숲과 호수, 얼어붙은 툰드라, 스텝, 타이가 산맥 등이 있다. 한쪽 발은 유럽에 다른 한쪽 발은 아시아의 땅에 딛고 선 채 무궁무진한 영토확장 미국에 대적할 초강대국이다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강대국의 경유지가 된 한반도. 몽골의 침략, 중국, 일본도 여러 차례 한반도를 침입했다. 손가락 하나로 가른 인위적인 38선, 북위 38도 선에 갇힌 한국, 분단된 한반도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 휴전상태로 전쟁 중이다. 현대기술이 우리를 지리라는 감옥에서 탈출시켜주는 시대가 올지라도, 이른바 지리의 허락, 지리의 법칙은 현대에도 어김없이 우리의 삶에 적용된다.
50+기자단 양정숙 기자(tomymel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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