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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기]정읍 내장산, 무성서원 탐사 여행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2-10-24 | 조회수 | 4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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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토요일에 출발하는 탐사여행인데 단풍이 절정일 때는 워낙 복잡하여서 부득이하게 일정을 바꿔서 떠나게 되었다. 관광버스 세 대로 백 이십여 명이 출발하였다. 차창 밖 풍경은 온갖 풀들이 고속도로변을 점령하고 있다. 들판의 논들은 황금물결 비닐하우스 물결이다. 점점 모여 있는 그리운 시골 마을과 유럽풍 전원주택들 사이 빨간 감이 한창이다. 코로나 이후의 경제활동 영향인지, 미세먼지로 고통받던 하늘은 맑고 파랗다. 전형적인 한국의 가을하늘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전라도가 가까워져 올수록 황토색 들판이 보인다. 반쯤 벼를 벤 논에는 하얀 비닐 바퀴가 흩어져 있다. 소 사료용일 거다 농약을 치지 않은 볏짚이겠지 언젠가 농약을 친 볏짚 먹고 소가 쓰러지는 장면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고속도로 주변에 자연스레 풀숲이 형성되었다. 억새, 칡넝쿨, 갈대까지 섞여 있다. 버스는 어느새 내장산으로 들어섰다. 내장산 초입 걸어가며 단풍 구경, 단풍보다 더 현란한 사람 구경하고 싶었는데, 썰렁한 그곳을 관광차로 지나며 단풍나무들이 버스를 때리며, 아우성치는 소리를 들으며 갔다.
내장산은 조선 8경 중 하나로 1971년, 우리나라 여덟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80,708제곱 킬로미터로 신선봉(763m)을 주봉으로 서래봉, 불출봉, 망해봉, 연지봉, 까치봉, 신선봉, 연자봉, 장군봉, 월영봉 등 아홉 봉의 산세가 모두 수려해 옛날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렸다. 산 안에 감춰진 것이 무궁무진하여 안 내(內), 감출 장(臧)자의 내장산으로 불린다. 그래서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되었나 보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장산을 내려다보며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었다. 사람들이 한마디씩 한다. 사진 찍으러 왔는지 구경하러 왔는지 모르겠다. 정상에서 컬리플라우어 같은 나무들을 보며 탄성을 지른다. 조금만 늦춰왔으면 아쉬움이 든다. 봄에는 백양산이 아름답고 가을에는 내장산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지만 어느 때인들 아름답지 않겠는가, 단풍은 원래 잎이 빨갛게 물든 나무를 말하는데 요즈음은 가을에 붉게 노랗게 물드는 잎을 모두 단풍이라 한다. 고운 단풍이 들려면 날씨가 청명해야 하고 너무 건조하게 가물면 잎이 꼬스라져 아름답지 않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야 하지만 영하로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케이블카 주변 정상에 전망대 가게가 있다. 물건은 사지 않았으나 이런 곳에서, 장사하시는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내려왔다. 내장사 안에 들어가서 주변 경치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내장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수난과 중흥을 거쳐 1971년 국립공원 지정과 함께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아직도 중수 중인 것 같다. 아름다운 연못 가운데 솟아 있는 우화정 앞에서 친구랑 멋진 모습을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점심 후에 시골길을 한참 달려 정읍시 칠보면 원촌리에 있는 무성서원에 갔다. 신라 후기 학자였던 최치원(857~)과 조선 중종 때 관리였던 신 잠 선생을 모시고 제사 지내는 서원으로 교육 기능과 제사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서원이다. 원래는 태산 서원이라 하던 것을 숙종 때 무성서원이라 하였고,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국의 서원은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조선시대 지방 지식인들에 의해 건립된 대표적 사립 성리학 교육기관이다.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때 한국에 있는 670여 개 서원 중 9개의 서원이 연속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문화유산 해설사님의 말씀이 무성서원을 더욱 가치 있게 하는 거 같다. 무성서원은 가을빛으로 물든 동네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서원문 앞에 황토를 점점히 뿌려 놨는데 제사 지내는 날 만 여는 신문 앞에 황토를 놓는 다고 한다. 옛날 궁궐이나 사당 문 등에 바르는 빨간색 정확히 말하면 꽃자주색, 버건디색은 팥죽색이며 붉은 팥죽색은 사악한 것의 출입을 막는다고 한다. 강학 공간인 명륜당 마루에 앉아 해설사님의 말씀을 열심히 들었다. 낡은 마루, 깨끗이 닦아 놓아서 기분이 편안했다. 태산사 (제향공간)에 최치원의 초상이 있다고 해서 보고 싶었으나 잠겨 있었다. 잠겨 있었지만 아쉬움에 문고리를 당겨 보았다. 서원 마당에 풀어 놓은 토끼 한 마리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으며 뛰어다닌다. 어디 들어갈 집이 있겠지하며,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다.
50+기자단 양정숙 기자(tomymel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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