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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기]몽골 여행기(1편) 상세 내용
[여행수기]몽골 여행기(1편)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2-08-05 조회수 559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나오면 바로 맞이할 수 있는 게 넓은 초원이다.

아무런 장식 없이 그저 넓기만 한데 이렇게 아름답고 시원할 수가 없다.

푸르른 하늘과 끝없는 초원이 내 마음을 달리게 만든다.

"그래 어디로든 달려보는 거야 후훗

 

젊은 시절에 그랬던 거 같다.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빨리빨리 새로운 세상을 확인하고 싶었다.

산을 봐도 와~~ 바다를 봐도 와~~모든 게 새롭고 놀라운 광경이었다.

놀랍고 신기하니 재미있고 힘든 줄도 몰랐다.

힘닿는 데까지 즐기고도 아침이면 또다시 힘이 나던 시절이었다.

 

우리 일행은 승합차를 타고 달린다.

초원 사이에 한 줄로 난 길을 따라 달리고 달린다.

가도 가도 푸르른 초원. 여기서도 칭기스칸의 군사들이 달렸을까?

, 염소, 야크들이 한가로이 풀 뜯고 태연하게 도로를 건너는 곳. 몽골

달리고 달려도 푸른 초원과 파란 하늘.

어딜 가도 사람끼리 부딪치며 살아온 우리는 한없이 넓은 땅덩어리가 부럽기만 하다.

 

도대체 얼만큼을 달린 건지 거리를 가늠할 수가 없다.

도로에 마중 나와준 현지인 오토바이를 따라 초원 깊숙이 들어가니 "게르"가 보였다.

초원의 바람과 칠흑 같은 밤.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

새벽녘에 잠시 나왔다 보았던 별들.

모든 게 유년기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다시 달리기 시작하였다.

하루에 달리는 거리가 4~500킬로.

보이는 풍경은 좌우 동일하게 초원, 넓은 초원뿐이다.

가도 가도 넓은 초원은 어느새 지루했고 지치게 했다.

 

그러다 도착한 화산은 제주 오름 정도 올라가서 보는 분화구.

그러다 도착한 호수는 맑고 넓었으나 그래봐야 제주 바다보다는 작은 호수.

 

무엇인가 프로그램이 잘못 짜인 느낌이다.

50대 중후반에서 60대 중반 8명이 움직이는 여행으론 맞지 않는 느낌

그도 그럴 것이 30대 초반 가이드가 자기 기준으로 짰으니.

 

계획을 바꾸기로 하였다.

몽골은 자연이다.

초원이고 거기에 부는 바람과 들풀과 꽃, 하늘과 구름 그리고 냇가,

초가을 날씨에 볕이 좋아 안구 정화되는 지평선.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내 생전 이렇게 시원하게 넓은 땅은 처음이다.

거기서 라면을 끓여 먹었고. 볶음밥을 빵을 커피를 보드카를 즐겼다.

 

그때부터 여행이 여행다워졌고 즐거웠다.

여행이란 분명 목적이 있을 터인데 그곳에만 있는 최고의 것을 많이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본다면 몽골은 자연이다.

초원에 자리 잡고 앉아 차를 마셔도 그냥 볕만 쪼여도 바람만 맞아도 최고다.

여기선 어느 방향 어떤 모습으로 찍어도 인생 사진이다.

 

박물관이나 유적지 같은 관광은 잊어라.

그냥 초원만 뒹굴러도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다만, 초원엔 말똥 소똥이 가까이 있음도 잊지 말자.

 

-몽골 여행기는 계속됩니다-


50+기자단 종장수 기자 (bali365@naver.com)